[종합] 반도체 보릿고개…삼성전자, 영업익 '반토막' 불구 최악은 면했다

입력 2019-07-05 09:07   수정 2019-07-05 09:44

2분기 잠정 매출 56조, 영업익 6.5조
반도체 값 하락에 영업익 반토막…반도체 편중 심각
3분기 화웨이 제재 수혜 본격화,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할 듯
미중 무역분쟁, 이재용 재판 등 국내외 불확실성 여전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사업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그러나 올 3분기에는 화웨이 제재로 인한 스마트폰 반사이익 본격화, 도시바 정전 사태로 낸드 수급 개선이 유력시되면서 실적 재도약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 D램 업황 회복 지연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움직임도 한층 바빠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에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14조8700억원)보다 56.2% 줄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3분기(17조5700억원)보다는 62.8% 감소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 내놓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6조296억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에서 "당기 실적에는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58조4800억원)보다 4.2% 감소한 56조원으로 최근 11분기째 이어가던 50조원대 매출을 지켜냈다. 직전 분기보다는 3조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작년에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던 D램 가격이 올 들어 크게 떨어지면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3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점쳤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최근 D램(DDR4 8GB 기준) 평균 거래가격은 3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져 반도체 호황기가 오기 직전인 2016년 9월(3.31달러) 수준 밑으로 내려왔다. D램 값이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작년 9월(8.19달러)과 비교하면 약 60% 떨어진 것이다.

서버에 사용되는 장기 기억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가격도 작년 9월 이후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전문가들은 작년 반도체 호황기 때 늘어난 생산량이 다 판매되지 못하고 늘어난 재고가 수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D램 재고는 여전히 증가 중이다.

그럼에도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에 달하는 셈으로 여전히 반도체 편중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M(IT·모바일) 사업 부문은 올해 3월 출시한 갤럭시S10 시리즈가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량 1600만대를 기록하는 등 전작인 갤럭시S9 시리즈의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12%가량 증가하면서 약 2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시장 점유율 증가 위주로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IM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반도체와 함께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영업이익은 5000억원대로 예상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별도 공시한 디스플레이 일회성 수익이 9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면서도 "이를 반영하면 컨센서스를 밑돈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마땅한 모멘텀(성장동력)이 없었던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은 직전 분기와 유사한 6000억원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를 맞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 3분기가 실적 반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얻는 반사이익이 올 3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유럽, 중남미, 중동·아프리카에서 경쟁하고 있다. 화웨이는 전체 스마트폰 매출의 49%를 해외에서 내고 있다. 블룸버그 전망에 따르면 미국 정부 제재로 화웨이의 해외 스마트폰 판매량은 최대 6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가 올해 2억8300만대에서 3억400만대로, 내년에는 2억9500만대에서 3억3900만대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삼성전자 내부 위기론은 여전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IT 수요 자체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반도체 업황이 쉽사리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내년 2분기 이후에나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탈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 이슈에 제약을 받으면서 신규 투자나 대규모 인수합병 등 전략적 결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는 2030년까지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글로벌 1등을 목표로 하는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수립해놓은 상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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